[조성현] 안양 중초사지에 찾아온 봄꽃의 향연

안양시 문화관광 해설사

경기뉴스 | 입력 : 2013/05/01 [08:15]
안양 중초사지에 찾아온 봄꽃의 향연
-문화재와 벚꽃 어우러져 눈길 사로잡아

안양시 석수동에는 보물급 문화재가 있다. 안양예술공원(옛 안양유원지)으로 들어서면 공원 초입 삼성천 옆에 근대화의 상징이던 굴뚝과 함께 마치 팔각정을 연상케하는 원형형 수위실 등이 있는(주)유유 안양공장(석수1동 212-1소재)이 보인다. 예술적인 감각으로 조성된 원형형수위실, 굴뚝, 사무동, 생산동, 보일러실은 근대 건축계의 거장인 고, 김중업선생이 남긴 건축문화유산이다.
비나폴로 등 비타민제 등을 생산하던 구)유유제약공장의 부지와 근대건축물 등을 안양시가 매입하여 박물관등을 갖춘 ‘안양천년문화관’으로 조성하여 시민들의 품에 돌려줄 예정인 가운데 공장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구)유유부지일원은 통일신라 중초사창건 이래 고려안양사가 조선시대까지 법통을 이어간 사찰지이다.
정문 옆에는 삼층석탑과 2개의 돌기둥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보물 4호인 중초사지당간지주다. 아쉽게도 사찰과 당간은 없어지고 경기도유형문화재 제164호인 고려시대 삼층석탑과 지주만 남아서 그 옛날 사찰의 빈터를 지키고 있다.
이곳이 중초사지(中初寺址)라는 것은 당간지주 서쪽 지주의 바깥에 각자(刻字)한 명문(銘文)을 통해 알 수 있다.
명문은 6행 123자의 해서체로 새겨져 있으며, 당간지주의 조성 연대 추정의 단서가 되는 연호(年號)인 보력(寶曆) 등 사찰과 관련된 기록들이 나타나 있다. 명문에서 이 지주는 신라 흥덕왕 원년(元年)인 826년 8월 6일 돌을 골라 채석하여, 그 이듬해인 흥덕왕 2년(827) 2월 30일에 완공되었음을 기록으로 보여 주고 있다. 또한 명문에 황룡사 절주통(승직) ‘항창화상’이라는 이름이 등장하는 것으로 볼 때 중초사는 당대 유명사찰인 황룡사와 깊은 연관이 있어 보인다.
당간지주에 문자를 새기는 것은 희귀한 사례로 중초사지 당간지주는 명문으로 그 조성시기(造成時期)를 명확히 알 수 있는 국내 하나밖에 없는 유일무이한 당간지주로 학술적 가치를 높이 인정받아 보물 4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당간지주란 요즘 말로 하면 깃발을 게양하는 ‘깃발 게양대’ 같은 것이다.
당간지주는 사찰에서 기도나 법회 등의 의식이 있을 때 당을 매달아 두는 기둥으로, 옛날 사찰입구에는 부처와 보살의 공덕과 위신을 기리고 중생을 계도하며, 악마를 물리치기 위한 깃발을 세우는데 사용하는 것이다.
당간지주는 불교용구의 일종인 깃발(幢)과 깃대(竿)와 당(깃발)과 간(깃대, 장대)을 고정시켜 떠받쳐 지탱할 지주(支柱, 버팀돌)로 구성되어 있다.
국사사전에 따르면 당(幢)은 “부처님의 위신력을 나타낸 커다란 ‘그림’이나 ‘괘불’을 말하고, 불교의 종풍(宗風)을 드러내는 종파의 깃발 역할을 하였던 당을 걸었던 깃대의 지주를 당간지주라고 할 수 있다. 당간지주의 양 지주는 동서(東西)가 대립되어 마주보고 있으며, 상부 바람에 깃발이 휘날리면 기둥이 흔들리게 되므로 땅속에 깊이 박혀 쓰러지지 않는 구조로 되어 있다.
옛날에는 사찰의 진입로 안내 표지판이 없어서 길을 찾기 어려울 때 우뚝 솟은 당간과 거기에 휘날리는 당(일종의 깃발)을 보고 멀리서도 사찰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당간지주는 사찰 진입로를 알려주는 것으로 사찰이 있다는 표시로 이정표 역할 및 일종의 사찰 안내기능을 담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주의 측면 옆에 나란히 있는 2쌍의 구멍은 가로대를 질러서 당간(당을 거는 장대)을 잡아매기 좋게 하기 위한 것이다. 당간지주는 주로 큰 절터에서 발견되므로 여기에 큰 규모의 사찰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조성연대로 미루어 보면 청해진을 설치(828년)한 해상왕 장보고가 활약했던 시기인 것을 알 수 있다. 1959년 5월, 포도밭이었던 중초사 터에 (주)유유에서 제약공장 건축 시 땅속에서는 청동용두, 사자향로발 등 다수의 매장 유물이 출토된바 있다. 몇 차례 보수가 있기는 했지만, 중초사지당간지주는 통일신라시대에 설치된 이래, 천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비바람 등에 흔들리지 않고, 전쟁 등의 수난을 겪으면서도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형미와 단아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중초사지 당간지주는 안양시민이면 누구나 한번은 보아야 할 소중한 지역의 문화유산이다.
중초사지는 고려국조 태조왕건이 통일신라 중초사를 기반으로 능정스님(신라계, 실존인물)과 뜻이 같아 삼성산 자락에 고려 ‘안양사’ 창건에 관여한 사찰로 당시 고려 안양사에는 태조왕건이 세운 화려한 전탑이 있었고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특히 봄철에는 벚꽃나무와 문화재가 잘 어우러져,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화창한 봄날 안양예술공원 입구에 자리한 중초사지 당간지주를 만나 문화재 감상과 함께 우리 선조(先祖)들의 발자취와 숨결을 느껴 보는 것은 어떨까.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